[] 데이트폭력을 행사하던 전여자친구를 고소해 구공판을 이끌어 낸 성공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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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24-11-29본문
안녕하세요, 서아람 변호사입니다.
‘사랑싸움’이라는 말이 통하던 예전과 달리, 요즘은 데이트폭력의 심각성에 대하여
확실히 사회 전반의 인식이 높아졌습니다. ‘안전이별’이라는 단어가 생겨났을 정도인데요.
매일 법률상담을 하는 변호사이자,
학교폭력위원으로서 한 가지 느끼는 부분은,
‘남성’이 가해자인 데이트폭력의 심각성에 대해서는 모두가 입을 모아 이야기하지만,
반대로 ‘여성’이 가해자가 되는 데이트폭력에 대해서는 그렇게 많은 주목이 없는 것 같다는 것입니다.
저는 사실 검사 시절부터 데이트폭력, 가정폭력의 ‘남성’ 피해자들을 의외로 많이 보아 왔습니다.
남자라는 이유로, 체격이 더 크다는 이유로, 힘이 더 세다는 이유로, 또는 애정이 있다는 이유로,
그들은 자신의 피해를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오랫동안 참고 참다가 결국 112신고에 이르게 됩니다.
그리고 수사 과정에서도 여성 피해자들과 달리 그렇게 적극적인 보호 조치를 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남들이 날 비웃으면 어쩌나, 폭력이라고 인정 안해주면 어쩌나’ 하는 걱정과 불안에 시달리게 됩니다.
오늘은 교제하던 여자친구로부터 지속적인 가스라이팅과 데이트폭력을 당하고,
헤어진 후에는 결국 높은 수위의 협박까지 당해 도저히 일상생활이 안될만큼 괴로워하던
남성 분을 고소대리해 구공판을 이끌어낸 성공사례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1. 사건 개요
※ 블로그에 기재된 사례들은 모두 의뢰인 보호를 위하여 세심하게 각색됩니다.
이번 의뢰인은 30대 남성으로, 고학력에 전문직 직업을 가진 분이셨습니다. 무척 예의 바르고 정중한 분이셔서 상담하는 단계부터 꼭 도와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이분은 누구에게도 털어놓기 힘든 고민을 가지고 계셨습니다. 바로 전 여자친구의 폭력이었습니다.
의뢰인의 전 여자친구인 A씨는 교제하던 때부터 술만 마시면 난동을 부리고, 폭력과 폭언을 휘두르고, 그러면서 오히려 의뢰인에게 빌라고 사과하라고 요구하는 이해할 수 없는 행태를 보여 왔습니다. 의뢰인은 A씨가 지난 과거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갖고 있어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고, A씨의 분노를 달래주기 위해 매번 빌고 사과하면서 달래주는 연애를 해 왔다고 합니다. 그러나 A씨의 폭력과 폭언은 날이 갈수록 심해졌고, 급기야 물건을 부수거나 의뢰인의 몸에 상처를 내는 정도에 이르렀습니다.
결국 의뢰인은 A씨와 헤어지기로 하였지만, A씨는 자신을 버렸다며 더욱 심하게 분노하며 밤이고 새벽이고 가리지 않고 전화하고 찾아오거나 협박하는 일을 일삼았고, 급기야 칼을 들고 와서 죽이겠다고 행패를 부리기까지 하였습니다. 의뢰인은 112 신고를 몇 번 해 보았지만, 그때마다 A씨가 울면서 ‘내가 맞았다, 내가 피해자다.’라고 억지 주장을 하거나, 반대로 ‘영장 가져오라, 무슨 경찰관이 이따위냐’라면서 고성을 질러대며 죽겠다고 하는 바람에, 이웃들이나 가족들에게 사건이 알려질까봐 걱정되기도 하고 경찰관에게도 너무 민폐인 것 같아 정식 사건 접수는 번번이 포기하였다고 했습니다.
의뢰인이 원하는 것은 사실 A씨의 엄격한 형사 처벌보다는 재발 방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매번 112에 신고해도 아무 일 없이 끝나니 자꾸 비슷한 일이 반복되는 것 같고, 이대로 있다가는 정말 무슨 심각한 일을 당할 수도 있을 것 같아, 이것이 엄연한 중범죄이고 매우 심각한 가해라는 것을 A씨가 법정에서 판사님을 대면함으로써 깨닫고 또 반성하게 되기를 희망하셨습니다.
2. 서아람 변호사의 조력
사실 제 경험상 남성이 가해자가 되든, 여성이 피해자가 되든, 가정폭력이나 데이트폭력에서 피해자들이 두려워하는 부분은 동일합니다. 첫째는 고소를 했을 때 상대방이 분노하고 이성을 잃어 더 심각한 폭력이나 보복을 저지르는 것이고, 둘째는 한때 연인관계였거나 현재 연인관계, 배우자 관계였다는 이유로 수사기관에서 자신의 주장이나 진술을 믿지 않는 것입니다.
이 사건 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의뢰인은 키 180cm 이상의 건장한 체격이고, A씨는 165cm에 마른 체격으로, 겉보기에는 누가 봐도 의뢰인이 폭력을 당하고 있을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A씨와의 오랜 상담과 휴대폰 자료, 이메일 자료, 카카오톡 자료 확인을 통하여, 교제 기간 중에서부터 있어왔던 습관적인 폭언과 협박, 폭행 정황을 포착하여 제출하고, 그중 형사적으로 처벌 가능한 것들을 전부 고소 사실에 포함시켰습니다.
카카오톡이나 녹음 파일을 살펴보면, A씨는 헤어진 이후에도 걸핏하면 ‘자살하겠다’, ‘일이 이렇게 된 건 전부 너 때문이다’, ‘네가 다니고 있는 직장 사람들에게 너의 잘못(A씨의 주장)을 알리겠다’, ‘나야 일을 그만두면 그만이지만 (전문직인) 너는 앞으로 영영 일을 못하게 될 것이다’라는 식으로 협박하면서 의뢰인을 조종하였고, 이에 의뢰인은 A씨가 집에 찾아오는 것을 받아주거나, 요구하는 대로 전화를 해주거나, 이야기를 들어주다가 또다시 폭력 사건이 발생하는 패턴이었습니다.
기존에 의뢰인 분이 법률상담을 받았을 때 다른 로펌에서는 이 사건이 ‘특수협박’에 해당한다는 답변을 일률적으로 받으셨다고 했는데, 제 의견은 조금 달랐습니다. A씨가 의뢰인을 칼을 찌르려고 했던 그 날은 의뢰인이 112신고를 했던 날과 같은 날로, A씨가 칼로 찌르려고 했던 이유도 ‘감히 날 경찰에 신고’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경우, 일반 형법이나 폭처법이 아닌 특가법상 보복범죄 규정이 적용됩니다. 특가법에 규정되어 있다는 것만 봐도 짐작하시겠지만, 보복협박은 상당한 중범죄로 분류되는 강력 범죄입니다. 조문을 보면 아시겠지만, 벌금형이 아예 없고, 상한이 아닌 하한을 두고 있어 법정형 자체가 매우 높습니다.
그래서 이 보복협박을 메인으로 하여 고소장과 고소사실을 구성하였고, 사건에 이르게 된 경위와 이를 뒷받침하는 객관적 증거들, 법률적 근거를 구체적으로 서술하는 고소대리인의견서 또한 작성해 드렸습니다.
보통 고소대리를 할 때는 이후 고소인진술 준비도 제가 도와드리고 당연히 동행도 해 드리지만, 이 사건의 의뢰인은 진술 단계부터는 혼자 하시길 원하셨습니다. 제가 조용히 추측해 보건대, 만일 고소장 접수 이후 A씨가 별다른 보복 행위나 폭력 행위를 저지르지 않고 조금이나마 반성하고 자제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스토킹 등 일부 고소사실에 대해서는 관대하게 진술해주실 의향도 있는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래도 반대의 상황도 얼마든지 올 수 있기 때문에, 의뢰인 분에게는 최대한 강력한 처벌을 원하실 경우 전반적인 진술 방향을 어떻게 잡으셔야 하고, 또 진술에 있어서 어떠한 부분을 조심하셔야 하는지 미리 상세히 알려드렸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 중 스토킹이나 데이트 폭력 고소를 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조금 참고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3. 사건 결과
보복협박 혐의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당연히 ‘보복의 목적’이 인정되어야 하기 때문에, 피의자가 단순히 우발적인 충동이나 실연의 충격에서 이러한 행동을 벌였다고 한다면 죄명에서 ‘보복’ 글자가 빠지게 될 위험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사건의 결과를 매우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는데요. 다행히 보복협박과 특수협박, 재물손괴 모두 혐의가 있는 것으로 인정되어 ‘불구속 구공판’ 처분이 내려졌습니다. 다만 추가 건이었던 특수상해미수 부분이 무혐의가 나서 안타깝기는 했는데, 이는 애초에 의뢰인이 입은 피해의 심각성을 일관성 있게 설명하기 위해 넣었던 미수 범행으로 전체적인 형량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었습니다.
오늘 사례에서 보신 것처럼, 데이트 폭력의 가해자가 남성이 아닌 여성인 경우에도, 동성 간에 일어난 사건의 경우에도, 법은 전혀 차이 없이 똑같이 적용됩니다. 때리거나 협박한 사람이 여성이라고 해서 합의 없이 기소유예가 되는 것도 아니며, 무조건 벌금형에서 그치는 것도 아닙니다. 충분한 증거와 적합한 죄명, 논리적인 법률적 근거만 있다면 구공판과 구속, 실형 등 가해자를 엄벌할 수 있는 길은 얼마든지 열려 있습니다. 데이트폭력이나 가정폭력에 힘들어하고 계시는 모든 피해자 분들이 용기를 내어 변호사 사무실의 문을 두드리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럼, 다음에도 또 유익한 내용의 성공사례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