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아람 변호사입니다.

어제 시청역 인근에서는 역주행 승합차가 인도로 돌진해 무려 9명의 사망자와 6명의 부상자를 내는 정말 참담한 사고가 있었는데요.

급발진, 음주운전, 운전 부주의 등 다양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운전자의 나이가 68세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고령운전에 대한 논란이 다시 일고 있습니다.

2024년 6월 30일자 연합뉴스

‘일요와이드’에서는 고령운전에 대한 특집보도가 있었는데요.

교통사건을 많이 다뤄본 변호사의 의견이 필요하다고 하여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특히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시는, 실제 고령 운전을 하다가 교통사고가 일어났을 경우

형사사건 변론은 어떻게 진행해야 하는지,

최근 판결 경향은 어떤지,

특히 실형 가능성은 얼마나 있는지에 대해서도 함께 적어보려고 하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사회의 고령화로 운전자의 평균 연령도 대폭 높아지면서, 당연한 이치로 고령자 관련 교통사고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운전자가 가해자인 교통사고는 3만9614건으로 3년 연속 증가세라고 합니다. 전체 교통사고에서 이 연령대가 차지하는 비율도 20.0%로 2022년(17.6%)보다 늘었습니다.

현재는 행정부에서는 고령운전자 면허 자진반납제도를 중심으로 운영하고, 각 지자체들에서 면허 반납율을 높이기 위해 교통카드 발급, 지역상품권 지급 등 인센티브를 주는 식입니다. 그런데 이 인센티브가 보통 10만원에서 20만원 상당인 반면, 운전을 못하게 되면서 받는 실질적인 불이익은 훨씬 크기 때문에 전혀 유인이 되지 못하고 있는 게 문제입니다.

어느 정도는 강제적인 규제가 가해지는 제도를 도입하는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다만 전면적인 규제는 헌법상 자유권, 평등권 침해의 소지가 있기 때문에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미국이나 캐나다처럼 고령운전자의 경우 고속운전이나 야간운전을 금지하는 조건부 면허제를 도입하는 방법도 검토해볼 수 있고, 일본처럼 운전 어시스트 장치를 고령운전자가 구입하거나 설치할 경우 그 비용을 정부가 지원해주는 방법도 검토해볼 수 있습니다.

뉴질랜드에서는 80세가 넘으면 운전면허 시험을 2년마다 다시 보게 하는데, 이처럼 모든 고령자에게 똑같은 규제를 가할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운전 능력이 있는지 없는지를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합니다.

저는 ‘유퀴즈 온더블럭’과 ‘아는형님’에서 보이스피싱 수사 검사 출신으로 소개되고, ‘좋은아침’에 사기 특집으로 고정 출연하면서 경제범죄에 특화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교통 관련 사건도 많이 다루고 있습니다. 그래서 교통사고 관련 형사 절차나 재판 진행에 관해서도 자주 인터뷰를 하는 편입니다. 서울남부지검에서 1년, 광주지검에서 1년간 교통전담수사와 공판을 해 본 경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인터뷰에서 PD님이 가장 궁금해하신 부분은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고령운전자는 항상 감경받는다는데 정말인가요?”

고령운전자는 더욱 주의하여야 한다고 하는데, 고령운전을 이유로 ‘무조건 감경’이 이루어진다면 이건 당연히 불공평하고 불합리하겠지요. 실제 형사판결을 보면 고령운전자라는 이유로 형이 가중되는 경우는 매우 찾아보기 힘듭니다. 오히려 고령자라는 이유로 약간의 선처를 받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가해자가 지나친 고령이다 보면, 법원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실형 선고를 하는 게 부담스러워지기 때문입니다. 만성질환자나 중병이 있는 경우, 현실적으로 수감생활을 하기가 어렵기도 하고요.

실제로 2022년 형사판례 중 87세의 고령 운전자가 교통사고를 일으켜 피해자에게 중한 상해를 입힌 사안에서, 피해자와 합의하지 못했는데도 피고인이 다시는 운전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있다는 것을 이유로 금고 6월의 실형을 집행유예로 낮춰준 사례가 있었습니다.

다만, 법원은 항상 ‘구체적 타당성’이라는 걸 따진다는 점을 기억하셔야 합니다. 즉, 모든 고령운전자를 똑같이 취급하지 않습니다. 고령운전자가 교통범죄를 이미 한 번 저질렀음에도 운전을 멈추지 않고 재범이나 삼범을 한다면 그때는 확실히 형량이 무거워집니다. 아무리 고령이고 지병이 있어서 수감생활이 어렵다고 하더라도 실형이 나올 수 있게 됩니다.

2015년 성남지법에서 내린 판결이 매우 좋은 예시인데요, 집행유예기간 중 또다시 교통사고를 일으킨 피고인에게, “선처를 받았다면 뉘우치고 자숙하는 의미에서나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서라도 더 이상 운전을 하지 않는 것이 마땅할 것임에도 계속 운전하면서 사람들을 충격하는 등 사고를 발생시키고 있는바, 이는 오로지 자신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이고 무책임한 행위라 할 것이다. 피고인의 고령 등을 이유로 한 앞서 법원의 선처는 더 이상 재범방지에 효과가 없다고 보이고, 오히려 동종의 유사한 범행들에 비하여 형벌의 불균형을 초래할 뿐이다. 나아가 피고인에 대한 선처는 또다른 제3의 인명사고를 발생케 할 위험이 커 보인다.”라고 하면서 이례적으로 징역 6월의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결국 고령 운전, 또는 고령 운전과 유사한 취약점이 있는 운전자(저시력자, 만성질환자, 임산부, 초보운전자 등)의 경우, 단순히 취약점이 있다는 것만 부각할 것이 아니라, ‘그 취약점을 잘 인식하고 있고, 다시는 운전을 하지 않거나 아니면 취약점을 영구적으로 개선하겠다(개선 가능한 경우)’라는 점을 명확하게 변론으로 보여주는 것이 핵심입니다. 비슷한 사례에서 저희는 1) 운전자가 운행하던 자동차를 폐차해 버리거나 매매해버리고 2) 상담치료를 진행하고 3) 출퇴근을 도보로 하겠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이사를 한 내역을 보여주는 등 다양한 변론 전략으로 1심의 실형 선고를 2심 집행유예로 바꾼 경우가 있었습니다. 혹시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으시다면, 위와 같은 부분을 기억하셔야 합니다. 그냥 자신의 취약점만 강조하다가는 개전의 정이 없는 것으로 판단되어 실형이 선고되어 버릴 수가 있습니다!

고령 운전, 임산부 운전, 사회 초년생 운전 등, 취약점이 있는 상황에서 교통사고를 일으키신 경우,

가장 먼저 해야 하실 것은 보험사 연락, 그다음은 바로 변호사 상담입니다.

정확하고 현실적인 조언이 필요하실 때, 법률사무소SC 서아람 변호사를 찾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