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폭위 솜방망이 처벌 사건을 고소하여 소년보호송치를 받아낸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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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22-11-28본문
1. 사건 개요
본 사건의 의뢰인은 중학생 자녀를 키우는 부모님으로, 자녀가 피해학생이 된 학폭위 결정이 내려진 후 저희 사무실을 찾아오셨습니다. 가해학생은 흔히 학폭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심한 폭행이나 성범죄를 저지른 것은 아니었지만, 오랜 시간에 걸쳐 은근하고 간접적인 방식으로 피해학생을 지속적으로 괴롭혀왔습니다. 장난인 척 물건을 던져서 맞춘다거나, 모두가 다 듣는 앞에서 욕은 아니지만 조롱하고 비꼬는 말을 한다든가 하는 식으로 괴롭혔고, 심지어 학교가 아닌 학원에서까지 그런 괴롭힘이 이어져 피해학생은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가해학생이 어리고 괴롭힘의 정도가 (어른들의 눈으로 보기에는) 심하지 않다는 이유로 가해학생에게는 1호 서면사과 처분만이 내려졌습니다. 가해학생은 자신의 잘못을 이정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회피하는 취지의 편지를 피해학생에게 보내왔고, 그걸 보고 도저히 그냥 넘길 수 없겠다고 판단한 부모님은 형사 고소를 진행해달라고 찾아오셨습니다.
2. 그동안의 학폭 피해 사실 발굴, 피해학생의 진술 보강
학폭 사건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절차는 심층면담 및 피해일지 작성입니다. 어린 학생들은 주먹으로 맞고, 멱살을 잡히고 하는 것만 학폭이라 생각하거나, 반대로 학폭에는 해당하지 않는 아주 사소한 행동도 학폭으로 착각하는 등, 어떤 게 학폭이고 어떤게 아닌지 구분하기가 어렵습니다. 더구나 학폭의 인정범위는 형법상 처벌범위보다 훨씬 넓어서, 학폭에는 해당하더라도 형법으로는 처벌할 수 없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우선 피해학생과의 심층면담(이 사건피해학생은 부모님과의 신뢰관계, 유대관계가 매우 잘 형성되어 있어 부모님이 이 부분을 도맡아 해주셨습니다)과 피해일지 작성을 통해 기존에 모르고 지나쳤던 피해사실들을 찾아내 선별한 후 고소장과 고소대리인 의견서를 작성하였습니다.
이 사건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피해학생의 진술 외에는 가해사실을 인정할 직접 증거가 아무것도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사건을 목격했다고 나서는 학생도 없었고, CCTV나 녹음 증거, 진단서도 전혀 없었습니다.
보통 이럴 때는 '증거가 없다'고 사건 진행을 포기해버리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피해자의 진술은 가장 중요한 증거이므로, 증거가 없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다만 이런 경우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일관성을 다른 증거가 있는 사건들보다 훨씬 엄격하게 따지게 됩니다. 그래서 피해학생과의 개별 면담을 통해 조사과정에서 나올 만한 탄핵 질문들을 미리 던져보고 답변을 연습시킴으로써 일관되고 논리적인 진술을 할 수 있도록 연습하였습니다. 또한 피해학생과 가해학생이 다니는 학원 선생님과 부모님의 통화 녹취록, 학폭 심의 회의록을 제출해 피해학생의 진술이 보강되도록 하였습니다. 경찰 수사 과정에서 "그러니까 증거가 아무것도 없다는 거네요?"라는 공격적인 질문이 많이 들어왔지만, 피해학생과 그 부모님은 사전에 연습한 대로 침착하게 대처하며 일관된 진술을 유지하였습니다.
3. 사건 결과
수사 결과, 고소사실 전체에 대하여 혐의가 인정되어 검찰 송치되었으며, 검찰에서는 소년에게 흔히 하는 교육조건부 기소유예를 하지 않고 소년보호사건송치를 하였습니다. 피해학생 부모님 또한 가해학생에게 무거운 소년보호처분이 이루어지진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알고 계시지만, 가해학생을 소년법정에 서게 함으로써 학폭에 대한 경각심을 확실하게 일깨워주고 피해학생에게는 학폭 피해자가 이렇게 제도적으로 보호받는다는 점을 알려주고 싶었던 것이 이 사건의 목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