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무법인SC의  서아람 변호사입니다.

SNS나 재능기부 사이트에서

자기소개서, 이력서를 도와주는 건

요즘 워낙 흔한 일입니다.

물론 이 경우에도 ‘컨설팅’이나 ‘첨삭’ 수준을 넘어

‘대필’을 해준다면 입시업무를 방해한 업무방해죄가 성립하는데요.

자기소개, 이력서뿐만이 아니라,

아예 성적증명서, 재학증명서, 졸업증명서,

심지어 기존 직장의 재직증명서나 추천서까지

위변조해준다고 광고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습니다.

사회 전체의 입시 공정을 해하기 때문에

이런 범죄들은 단순 일회성으로 가담하기만 해도

상당히 높은 형량이 나올 수가 있는데요.

1. 사건 개요

저는 개인적으로 이 사건에 참 마음이 쓰이고 또 기억에 남는 게, 제가 외국에 출장 나가 있을 때 수임하게 된 사건입니다. 급하게 나가느라 통화 로밍을 해가지 못해 의뢰인 분께 카카오톡으로 연락을 드렸는데, 카카오톡으로 몇 마디만 나누신 후, 저에 대해 이미 충분히 알아보셨다며 꼭 저의 변호를 받고 싶다고 해주셨습니다. 그래서 그 자리에서 전자계약으로 바로 수임계약 체결! 저의 경력과 경험에 대한 굳은 신뢰가 느껴져 무척 감사했습니다.

의뢰인분은 20대 후반의 여성분으로, 우리나라에서 이름만 대면 누구나 다 알 만한 대기업에서 근무중이셨습니다. 다만 취업난을 겪던 시절, 한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SNS에서 찾아낸 업체에 부탁해 내용을 바꾼 서류를 입사 과정에서 내셨던 일이 있으셨고, 그로 인하여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업무방해로 구공판 기소되신 상태였습니다. 의뢰인의 나이가 아직 젊은 데다가 앞으로 해당 업계에서 앞날이 창창하고, 또 이제 막 결혼을 앞두고 있고, 나중에 해외 분야에서 사업을 할 생각도 하고 있으셔서, 가급적이면 너무 무겁게 형을 받지 않게 도와 달라는 요청이셨습니다. 또 하나, 무슨 일이 있어도 회사에 피해가 가는 것만큼은 막고 싶다는 말씀도 하셔서(이미 수사 상황에 대해서는 회사도 다 알고 있어 숨기고 싶으시다는 취지는 아니셨습니다), 회사에 대해 진심이시라는 게 느껴졌습니다.

2. 서아람 변호사의 조력

의뢰인분께서 수사 단계에서 혐의사실 전체에 대해 자백을 했고 업무방해까지 포함하여 3개의 범죄사실이 그대로 기소되었기 때문에, 이대로 간다면 형을 낮춘다 하더라도 집행유예가 예상되는 시점이었습니다. 

저는 성적증명서 등 위조 관련 사건을 검사 시절과 변호사 시절 통틀어 4~50여건 정도 맡아보았는데요, 보통 이런 종류의 사건은 형량이 비슷하게 나옵니다. 장기간에 걸쳐 전문적으로 대량의 문서를 위조한 전문 위조 사범에 대해서는 거의 실형이 나오고, 문서 위조를 부탁하여 위조 문서를 받아 그걸 기관이나 회사, 학교 등에 제출하여 행사까지 한 사람에 대해서는 보통 집행유예가 나오죠. 간혹 벌금이 나오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는 보통 행사 부분이 빠진다거나, 행사의 유형이 그렇게 중하지 않은 경우입니다. 또한 문서 위조를 부탁한 쪽에 실형이 선고되는 예외적인 경우도 있는데, 보통 공문서위조가 문제되는 사안들입니다. 공문서위조행사는 사문서위조행사와 법정형이 전혀 다르기 때문입니다. 또한 위조된 문서를 일반 회사가 아닌 공공기관에 제출하여 사용한 경우 이는 업무방해가 아니라 공무집행방해의 영역으로 들어가게 되므로 마찬가지로 형량이 세집니다.

이런 종류의 사건들은 보통 의뢰한 사람에 대하여 수사가 개시되는 게 아니라, 그 반대입니다. SNS에서 활동하는 전문 위조범이 검거되면서, 그 위조범이 갖고 있던 데이터베이스, 연락처, 계좌거래내역, 업무장부 등에서 의뢰했던 사람들의 정보가 나와 추가 인지수사가 이루어지는 형태인데요. 저희 의뢰인의 경우에도 이메일주소 하나만을 가지고 수사가 개시되었고, 증거기록의 대부분은 중국에 있는 조선족 위조범에 대한 것이었으며 저희 의뢰인에 대한 내용이 아니었습니다. 한 마디로, 증거가 상당히 빈약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대응안내 자료를 통해 의뢰인 분께 증거 수집을 요청하는 동시에, 저도 인터넷에서 해당 기업의 지난 채용공고들을 모두 찾아내는 등 증거 수집에 함께 심혈을 기울였습니다(가끔 변호사를 하다 보면 제가 변호를 하는 건지 수사를 하는건지 헷갈릴 때가 많습니다 ㅎㅎ). 

증거수집 과정에서 매우 결정적인 사실들이 드러났는데요. 먼저 의뢰인 분은 신규공채가 아닌 헤드헌터의 경력직 헤드헌팅에 의하여 회사에 입사하시게 되었고, 학력이나 성적 부분은 입사 조건이 아니었으며, 가장 결정적으로(의뢰인 분도 기억을 못하고 계시던 부분이었는데) 문서를 교부한 시점이 입사가 확정된 이후였다는 것입니다. 즉, 입사가 이미 결정된 상태에서 형식적으로만 문서를 받아간 거였죠.

3. 사건 결과

업무방해 부분은 무죄판결이 선고되었으며,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선처를 구했던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부분에 대해서도 집행유예가 아닌 “소액” 벌금형 판결이 선고되었습니다! 그야말로 바랄 수 있는 최상의 결과가 나왔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참고로, 이런 종류의 사건에서는 죄질 때문에 선고유예가 나오지 않습니다).

의뢰인분도 너무 기뻐하셔서 더욱 반가운 소식이었습니다! 만일 증거들을 더 찾아보지 않고, 기존 증거기록에 있는 것들만 보고 변론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아마 그대로 공소사실 전체가 유죄로 인정되어 집행유예 판결이 나오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변호사에게든 검사에게든 판사에게든, 사건을 보는 첫 번째 기준은 증거, 두 번째 기준도 증거, 세 번째 기준도 증거인 것 같습니다.

그럼, 다음에도 또 좋은 내용의 성공사례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