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의신청 성공! 경찰이 불송치한 사건을 이의신청하여 검찰 구약식 기소시킨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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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23-04-28본문
안녕하세요, 서아람 변호사입니다.
“30억 빼돌려 게임 아이템 구매…‘간 큰’ 수협 직원 2심서 징역 4년”
입력 2021.11.18. (06:27 KBS 뉴스광장 1부
성용희 기자 보도
[리포트]지역 수협에서 운영하는 한 마트입니다.2018년 2월, 이곳에서 일하던 수협 직원 30대 A 씨는 조합 돈을 빼돌리기 시작했습니다.A 씨는 마트에서 면세유와 기자재 관련 회계, 세무 업무 등을 담당하고 있었는데 이 점을 악용했습니다.자신의 친구에게 기자재를 구매한 것처럼 꾸민 서류를 만들어 수협 지점에 제출한 뒤 대금을 친구 계좌로 입금해 빼돌렸습니다.[해당 수협 관계자/음성변조 : "회계 프로그램이 여러 가지가 있는데 (한 프로그램이) 회계랑 안 맞춰진다는 것을 악용하고... 사이트를 안 들어가는 사람은 모르니까."]A 씨가 2년여 동안 이렇게 빼돌린 돈은 무려 30억 원, 대부분 고가의 게임 아이템을 사는 데 사용했습니다.
<KBS 뉴스광장 보도 리포트에서 발췌>
여러분, 혹시 ‘핵과금’이란 단어 들어보셨나요?
최소 수백만 원의 ‘현질’ (현금결제)을 통해
게임 아이템을 사거나 캐릭터를 육성하는 것을 말하는데요.
뭐 그런 짓을 하느냐, 고 말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실제로 이러한 게임 내 아이템 거래나 캐릭터 육성을 통해
한 달에 몇 천만원 단위의 돈을 버는 전문가들이 있을 정도로,
이제는 게임 캐릭터 육성도 하나의 직업, 산업이 됐습니다.
오늘은 그와 관련된 사건을 소개해드리려고 하는데요.
1. 사건 개요
의뢰인은 20대 중반의 남성으로, 지인 관계였던 또다른 20대 남성에게 게임 캐릭터 육성을 부탁했습니다. 의뢰인이 회사 생활로 바빠 게임을 할 시간이 없자 이렇게 ‘본주-부주’의 관계가 형성되었던 것인데요. 물론 이런 부탁을 공짜로 한 것은 아니고, 캐릭터 육성이나 아이템 구입에 필요한 돈과, 인건비와 수고비까지, 상당한 금액을 지불하는 엄연한 계약 관계가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의뢰인이 회사 생활에 바빠 게임에 신경을 못 쓰는 틈을 타, 게임의 ‘부주’는 의뢰인 몰래 값비싼 아이템들을 마음대로 삭제하고, 수십 개의 캐릭터를 자신의 계정으로 마음대로 옮기기에 이릅니다. 고작 아이템이고 캐릭터 아니냐고요? 사실 이 아이템과 캐릭터들의 경제적인 가치는 상당했는데요. 의뢰인은 제대로 복구해놓으라고 했지만, 상대방이 잠수를 타 버리자 급기야 고소를 하기에 이릅니다. 게임 캐릭터와 아이템을 임의로 훼손했으니 정보통신망법위반에 해당한다는 내용으로 말이죠. 그런데 경찰은 불송치 처분을 해 버립니다.
자세한 설명도 없이 저렇게 판례 번호만 적어놓고 범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하니, 법률 전문가가 아닌 의뢰인 입장에서는 정말 범죄가 안 되는 건지, 도대체 어떤 건지 알 수가 없어서 저를 찾아와 도움을 요청하시게 됐습니다.
2. 서아람 변호사의 조력
최근 경찰 단계에서 증거 문제가 아니라 법리를 들어 ‘범죄인정안됨’이나 ‘증거불충분’으로 불송치 처분을 하는 비율이 부쩍 높아졌는데요.
이 경우 일반적인 용어로 자세히 설명해주는 게 아니라, 그저 판례 번호만 기재해놓거나 구성요건 해당성이 없다고 간략하게 적어놓기만 하는 경우가 많아, 고소인 입장에서는 이게 맞는 말인지 아닌지부터 판단이 어려워집니다.
하지만! 경찰도 법리 해석을 틀릴 수 있다는 것! 반드시 알고 계셔야 합니다.
가령 이 사건에서 경찰이 적어놓은 2005도7309호 대법원 판결은, 정보의 ‘비밀성’을 다룬 판례로, 사실 이 사건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판례였습니다.
경찰은 아바타(캐릭터)도 아이템도 ‘정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지만, 이건 정보통신망법에서 말하는 ‘정보’를, 흔히 생각하는, 어떤 특정한 의미를 담고 있는 문언이나 텍스트의 형태, 즉 ‘information’으로 착각한 데서 온 잘못된 생각이었습니다.
정보통신망법에서 말하는 정보는 ‘data’의 의미에 더 가까워서, 그 형태에는 아무런 제한이 없습니다. 즉, 게임의 아바타도, 캐릭터도, 아이템도, 의상도, 심지어 채팅 자료까지도, 전부 정보에 해당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이의신청에 반드시 필요한 게 있는데요.
바로 똑같은 사안으로 처벌받은 다른 판례들을 찾아서 첨부해주는 겁니다.
그래서 이 사건에서도 게임 아이템과 아바타 훼손으로 처벌받은 12개 이상의 판례들을 상세한 설명과 함께 첨부하였습니다.
3. 사건 결과
이의신청서가 접수된 지 3주 만에, 검찰에서 직접 피의자 재조사가 이루어지고, 구약식 기소 처분이 내려졌습니다!! 사안이 너무 명확해서 검찰에서 보완수사요구를 할 필요도 없다고 판단하여 곧바로 조사하고 처분한 것으로 보입니다.
꼭 게임 관련된 사건이 아니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법경찰관의 불송치이유서에 법리에 관한 어려운 내용이 적혀 있다고 해서, 그게 무조건 옳다고, 이 사건은 틀렸다고 낙담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물론 경찰관들이 옳은 판단을 내리는 경우가 많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분명히 있습니다.
반드시 변호사와의 상담을 통해 불송치이유의 타당함을 판단하시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면 이의신청에 도전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