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에 대하여 집행유예를 받아낸 사례 [출처]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에 대하여 집행유예를 받아낸 사례|작성자 서…
페이지 정보
최고관리자 작성일23-04-18본문
안녕하세요, 서아람 변호사입니다.
경찰, 학원가 마약음료 '범죄집단' 혐의 적용 "신종범죄"
경찰이 '강남 학원가 마약음료' 사건을 마약류 범죄와 보이스피싱이 결합한 신종범죄로 규정하고 피의자들에게 '범죄집단' 혐의를 적용하기로 했다.안동현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장은 17일 브리핑을 통해 "이번 사건은 마약범죄와 피싱범죄가 결합된 신종범죄"라며 "(범죄) 조직이 작년 10월에 최소한 결성되거나 준비중이었다는 말(진술)을 유의미한 수사 결과로 얻어 가담 인물에 대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뉴시스 2023. 4/ 17.자 보도/ 조수정 기자)
강남 학원가에 퍼진 마약 뉴스, 다들 보셨죠? 학생들에게 마약을 탄 음료수를 먹였다는 것만큼이나 충격적인 것은, 이 범죄의 배후에 ‘보이스피싱 조직’이 있다는 것입니다. 서로 정체를 모르기 때문에 하위 조직원들이 아무리 많이 검거되더라도 상선은 안전하게 살아남게 되는 보이스피싱의 ‘점조직’은 이렇게 다른 범죄군으로까지 진출하며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는데요. 수사기관에서 그 단속을 강화하면서,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듯이 더 무겁게 처벌받는 쪽은 뭘 잘 모르고 아르바이트인 줄 안 채 보이스피싱에 가담하게 된 ‘현금수거책, 현금인출책, 송금책, 통장모집책, 유심개통책’ 등입니다.
1. 사건 개요
보이스피싱 조직이 ‘알바생’으로 주로 포섭하는 타깃은 세상 물정을 아직 잘 모르는 대학생, 취업준비생, 전업주부, 그리고 퇴직자, 노인 등입니다. 이 사건의 주인공 또한 20대 초반의 대학생이었는데요. 알바몬에 올렸던 이력서를 보고 연락 온 소위 ‘신용정보회사’(보이스피싱 조직의 거짓말입니다)에 취직하는 줄 알고 시키는 대로 수회에 걸쳐 거액의 현금을 받아 atm으로 송금하다가 경찰에 검거되었습니다. 초범이지만 수거한 액수가 상당히 크고 무엇보다 보이스피싱으로 기소되었기에, 어떻게든 실형을 피해야겠다는 절실한 마음으로 보이스피싱 사건 처리로 유명한 법무법인SC를 찾아오시게 되었습니다.
2. 서아람 변호사의 조력
올해 들어 검사, 변호사들조차 깜짝 깜짝 놀랄 정도로 법원이 선고형이 세지고 있는 범죄군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성범죄(특히 촬영과 유포 쪽), 마약, 전세사기, 그리고 보이스피싱인데요. 특히 보이스피싱은 합의 안 하면 장기 실형, 합의하면 단기 실형이 나온다고 구치소 내부에서 말이 돌 정도로 구속율과 실형 선고율이 엄청나게 높아졌습니다.
그래서 많은 의뢰인 분들이 “실형 안 살려면 무조건 자백하고 잘못했다고 빌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물어보시는데요. 여기에 대한 제 의견은 조금 다릅니다. 정말로 알고서 계획적으로 가담한 거라면 당연히 자백하고 선처를 구해야 하지만, 그게 아니라 정말 모르고 했거나, 뭔가 불법적인 일인지도 모르겠다고 불안해한 순간이 있었지만 보이스피싱이라고 명확히 알고 가담한 게 아니라고 한다면, 자신의 그런 입장은 분명히 이야기하고, 고의가 없다는 사실관계 다툼 또는 양형의 중대한 사유로서 경미한 고의/ 경미한 미필적 고의를 주장해야 합니다.
물론 아무 증거도 없이 말로만 몰랐다고 하면 당연히 ‘괘씸죄’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들을 면밀히 갖추는 게 중요합니다. 항상 그렇듯이, 의뢰인 분들은 뭐가 증거가 될 수 있고 뭐가 될 수 없는지 파악하시기가 어렵죠. 이 사건에서도 제가 의뢰인 분과 두 시간이 넘는 심층면담을 한 결과, 경찰에서는 물어보지도 않은, 확인하지 않은 매우 중요한 증거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바로 의뢰인이 작성한 근로계약서(정식 근로계약서가 있는데 경찰에서 이걸 확인하지도 않았다는 사실, 믿어지시나요?), 가짜 업체의 홈페이지와 블로그, 의뢰인이 회사에서 계약직으로 일하다가 정규직이 될 거라며 친구에게 얘기한 메신저 내용, 자기 카드로 택시를 결제한 내역(고의를 가진 현금수거책이라면 절대 자기 카드를 범행 과정에서 이용하지 않습니다) 등이었습니다. 그 증거들과 판례를 모두 모아서 의견서를 작성하니, 무려 160페이지가 넘어가는 방대한 분량이 되었습니다. 그야말로 보이스피싱 범죄에 관한 집대성 의견서라고 할까요.
보이스피싱 인출책 사건에서는 항상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합니다. 무혐의나 무죄 주장을 하면서 피의자 또는 피고인에게 유리한 모든 증거를 수사기관 또는 법원이 자세히 들여다보록 유도하되(그냥 자백해버리면 이러한 증거들을 현출하기 어렵고 잘 봐주지도 않습니다), 합의도 함께 진행해야 합니다. 보이스피싱에 대한 뉴스가 매일 많이 쏟아지는 요즘 시대에는, 정말 아주 특이한 몇몇 경우를 제외하고는 웬만한 보이스피싱 인출책 사건들은 미필적 고의라도 인정이 되어 유죄 판결을 받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사건에서도 마찬가지로 적극적으로 합의를 진행하였습니다. 피해자분은 처음에 합의 의사 따윈 없다며 오직 가해자가 감옥에 가길 바란다며 전화도 끊어버리실 정도로 화가 나 계신 상태셨는데요. 어떻게든 합의를 하고 싶은 마음에 제가 지방까지 직접 내려가 합의를 진행했고, 피고인이 아직 어린 학생이고 경제적인 여력이 없다는 점을 며칠에 걸쳐 전화로 설명하고 읍소하여 합의금을 대폭 할인받고, 처벌불원서까지 받아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어린 학생의 인생에 지울 수 없는 그림자가 드리우지 않도록 너그러운 마음으로 합의해주시고 처벌불원서를 써주신 피해자 분께, 다시 한번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3. 사건 결과
단기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되었습니다! 심지어 검찰은 구형보다 훨씬 낮은 형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으로 항소를 포기했고,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습니다.
고의 또한 확정적 고의가 아닌 미필적 고의인 것으로 판결문에서 인정받았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판례는 서울동부지방법원 2017. 7. 7. 선고 2017고단 965판결입니다.
“어떤 상황을 인식하고 이에 대처하는 능력과 방식은 사람마다 차이가 있어 보이스피싱 사기 범행의 대상이 되는 사람들 중 일부가 피해자로 되는 것과 같이 범죄조직의 이용 대상으로 지목된 구직자들 중 일부도 역시 그 내막을 모른 채 범행보조자로 이용당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으므로, 사기 범행의 피해자나 내막을 모른 채 범행보조자로 이용당하는 사람이나 객관적으로 보면 상식에 반하는 범인의 말에 속아 그들의 조종에 따라 행동하기는 마찬가지인데 유독 범행보조자로 이용당한 사람에 대해서만 객관적으로 범행을 보조하는 행위를 하였다는 사정만으로 그가 그러한 사정을 주관적으로도 인식하였을 것으로 추정하는 것은 형사재판절차에서 범죄구성요건인 고의의 부존재를 피고인에게 증명토록 요구하는 것과 다를 바 없어 부적절하다”고 하면서
보이스피싱 인출책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판결인데요.
제가 보이스피싱 분야 수사 검사일 때도, 정말 아무것도 몰랐던 것 같은 인출책 수거책들을 수사하면서 항상 안타까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무조건 인정’은 보이스피싱 사건에서 답이 아닙니다. 정말로 ‘무조건 인정’하고 손놓고 있다가는, 예상 못했던 엄청난 형량의 실형을 선고받게 될 수도 있습니다. 보이스피싱 사건에 연루되는 즉시, 변호사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다음 글에서는 자신이 보이스피싱 사건에 가담하게 되었음을 깨닫고 신속히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자수하여 최고의 결과를 얻어낸 의뢰인의 이야기를 소개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