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아람 변호사입니다.

학폭은 언제나 뜨거운 이슈인데요.

얼마 전 학폭 가해자로 지목당한 한 배우가

‘노는 학생이긴 했지만 학폭 가해는 하지 않았다.

후배가 날 위해 나쁜 짓을 해서 억울한 학폭 처분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그 배우의 말을 뒷받침하는 많은 참고인들과, 또 반대로 얘기하는 참고인들이 대립하면서 이슈가 되었는데요.

저는 ‘학폭위 처분을 받은 학생=가해자’라는 공식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나 업무적으로나, 억울하고 부당한, 또는 너무 과한 처분을 받는 경우를 많이 보았기 때문입니다.

(물론 반대로 피해가 부당하게 인정되지 않거나, 피해에 비해 너무 경한 처분이 내려지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이 경우 억울한 학생들과 학부모님들은, 법으로 정해진 불복절차인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에 기대를 걸게 되는데요. 정작 결과는 좋지 않은 때가 많습니다.

왜 원고의 청구가 줄줄이 기각될까요?

물론 사안 자체가 명백하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겠지만,

저는 행정심판/행정소송 같은 구제소송에서는

변호사의 역량이 거의 다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사실관계가 이렇다 저렇다를 밝히는 소송이 아니라,

행정청, 즉 국가기관이 재량을 행사하는 데 있어

어떤 하자가 있었는지 구체적으로 지적하고 논증하려면

능력 있는 법률전문가의 도움은 필수입니다.

오늘은 억울하게 과한 학폭 처분을 받았던 학생의 사건에서,

행정심판을 제기하여 기존 처분을 취소시키고,

생활기록부에 기재되지 않는 매우 경한 처분으로 변경시킨

제 나름대로는 역사적인 성공사례를 소개하겠습니다!

1. 사건 개요

오늘 소개할 사건의 주인공은 중학교 2학년 여학생 A양입니다. (기존 형사사건 심리불개시 성공사례와 같은 학생입니다)

같은 반 친구 여학생 B와 서로 장난을 치다가 예상치 못한 사고가 나서 서로 다치는 사건이 발생하였습니다. A도 다쳤지만, B는 오랜 기간 수술, 입원과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다쳤습니다. 그런데 더 심각한 문제는, 이 모든 상황이 여학생A의 일방적인 폭행으로 오인 받게 된 것이었습니다.

여학생 A의 부모님은 처음부터 학교에서 사고라고 연락을 받으시기도 했고, 여학생 A도 다친 것이 있었으므로, 학교와 학부모들끼리 차근차근 협의해서 보상이 필요한 부분은 보상하고, 사과가 필요한 부분은 사과하여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셨습니다. 학생들 간에 일어난 사건이고, 앞으로도 같이 학교에 다녀야 하는 점을 고려할 때, 대부분의 학교 사건은 이렇게 해결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여학생B의 부모님은 학폭 신고와 함께 형사 고소까지 진행하셨고, 너무 갑작스럽게 전개된 상황에 놀라고 당황한 여학생 A의 부모님은 변호사 선임이라는 선택지를 고려도 못한 상태에서 학폭 심의위를 겪게 되셨습니다. 제대로 된 자기 방어를 못한 상태에서 여학생 A는 생활기록부에도 필수 기재되는 매우 무거운 호수의 학폭 처분을 받았고, 형사사건으로 경찰서 조사를 받고 소년부보호사건 송치까지 이르렀습니다.

너무도 억울했던 여학생 A는 그 정신적 스트레스로 쓰러져 병원에 실려가기에 이르렀고, A 학생의 부모님은 이제라도 잘못된 걸 바로잡아야 한다는 생각에 저희 사무실을 찾아오시게 되었습니다.

2. 서아람 변호사의 조력

세 차례에 걸친 사전 방문상담을 진행하신 A 학생의 부모님은, 상담 결과에 신뢰가 가셨는지 학폭 심의위 결정에 대한 불복 사건과 형사 사건을 모두 맡겨주셨습니다.

우선 학폭 심의위 결정에 대해서 신속하게 행정심판을 청구하였습니다. 자, 그럼 이제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에서는 변호인의 조력이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는지를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1) 청구이유에 초점을 맞춘 행정심판청구서 제출

행정심판청구서는 정말 중요한 서면입니다.

형사 고소장이나 민사 소장은 내용이 만일 터무니없다 하더라도 일단 수사를 해야 하고 소송요건을 따져보아야 하기 때문에 담당 수사관이나 재판부가 억지로라도 꼼꼼히 읽어야 하지만,

행정심판은 기본적으로 국가에서 신뢰하고 있는 행정청의 행정처분에 ‘태클’을 걸고 넘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그 근거와 논리가 탄탄하지 않으면 그냥 간단히 무시당해버리기 십상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읽었을 때 누가 봐도 강력하고 증거가 탄탄하게 마련된 서면을 제출해야만 무시당하지 않고 본안을 제대로 심리받을 수가 있습니다.

이 사건의 경우에도, 거의 사건 수사를 새로 하는 것이나 다름 없을 만큼 많은 증거들을 확보하여 청구서에 함께 제출했는데요. 그전에는 나오지 않았던 목격자들의 진술, 녹음이나 녹취, 진단서 등이었습니다.

(2) 심리 전까지 지속적인 추가 서면, 추가 증거 제출

행정소송과 달리, 행정심판은 구두변론을 거의 하지 않고 서면심리로 진행됩니다.

두 제도의 차이점을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제가 의뢰인 분들에게 설명해드리는 내용을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행정심판>

교육청 산하 기관인 행정심판위원회가 주재합니다.

기간은 평균적으로 4~5개월 정도 걸립니다.

비공개로 진행됩니다.

서면심리(법정 변론 없이 서면만 보는 것)로 대체하여 기일이 열리지 않거나, 열리더라도 1회 정도만 참석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학폭 처분에 대하여 행정심판을 할 경우, 기존의 징계처분 사안들과 비교하여 해당 사안의 처분이 너무 과하진 않은지를 중점적으로 살피며, 법적인 문제나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따지지는 않습니다.

처분이 있고 90일 내에 청구하여야 합니다.

<행정소송>

법원에서 주재하고 변론기일이 잡혀 실제 재판으로 진행됩니다.

기간은 짧아도 6개월이고 길면 1년 이상까지도 걸릴 수 있습니다. 2심, 3심으로 올라간다면 더 길어집니다.

공개적으로 진행됩니다.

기일이 여러 번 열릴 수 있으며 이 경우 법정에 실제로 4~5회까지도 출석해야 할 수 있습니다.

우선 집행정지신청을 해서 현재 내려진 처분이 집행되는 것을 막고 행정소송을 진행하는 게 좋습니다.

처분이 너무 과하다는 것만 주장할 때보다는, 명확한 사실관계나 법적인 판단에 대해 치열한 다툼이 있을 때 행정소송을 하게 됩니다.

행정심판을 걸고 거기서 실패하면 행정소송을 할 수도 있고, 그냥 바로 행정소송을 할 수도 있습니다. 변호사와의 상의 하에 본인에게 적합한 쪽을 선택하시면 됩니다!

법정에서 변론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행정심판에서는,

서면심리기일이 잡히기 이전에 충분히 여유를 두고, 우리의 주장을 강화해 줄 의견서와 추가 증거 제출을 지속적으로 해 주는 게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쪽에서 행정심판을 청구하면 피청구인=처분청, 그러니까 학폭 처분을 결정했던 그 기관에서도 반박 의견서가 들어오게 되므로, 그에 대해서도 세부적으로 반박하는 서면을 또 내 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쪽에서 두 번내면 우리는 세 번내고.. 그쪽에서 세 번 내면 우리는 네 번 내고..)

그렇게 구두 변론만 없을 뿐 종이로 치열한 싸움이 오간 후, 드디어 심리가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선고가..

(성공사례의 이 대목에 이를 때마다 저는 항상 ‘프린세스 메이커’의 딸 18세 생일을 앞둔 아버지의 마음이 되곤 합니다.. 이 얘기를 이해하시는 분들은 저와 같은 세대시겠죠? ㅎㅎㅎ)

3. 사건 결과

형사사건에서 그랬던 것처럼, 이번에도 부모님께서 저희보다 빠르게 소식을 듣고 알려주셨는데요. (내 아이의 사건이 잘 해결될 때까지 매일매일 확인을 해도 애가 타고 속이 끓는 부모님의 마음 ㅠㅠ)

이렇게 이번 사건도 해피 엔딩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억울한 사건에 휘말렸던 학생은 깨끗한 생활기록부를 가지고 무사히 졸업할 수 있게 되었고요.

처분취소 결정만 나왔다면 학폭위를 다시 열어야 할 수도 있어서 상당히 번거로운데, 아예 변경 재결까지 나와서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학폭위 처분을 다투기 위한 행정심판과 행정소송, 그냥 변호사가 아니라, 반드시 실력과 경험이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으셔야, 두 번 상처받는 일을 피할 수 있습니다.

그럼 다음에도 좋은 성공사례로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