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아람 변호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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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출신 여성 변호사로서 저에게 가장 많이 들어오는 사건은

세 번째가 보이스피싱 사건, 두 번째 학교폭력 가정폭력 아동학대,

그리고 첫 번째가 성범죄인데요. 그중에서도 특히 고소대리의 비중이 큽니다.

성범죄 피해자들을 상담하다 보면 가장 많이 듣는 얘기가 바로,

“증거가 없는데 어떻게 하죠?” “괜히 무고로 고소당하진 않을까요?” 하는 것인데요.

“성범죄는 여성 진술만 있으면 된다”,

“성인지 감수성 대법원 판례가 나온 이후로 바뀌었다.” 라고들 하지만,

실제로 성범죄 고소를 해보신 여자분들은 아실 겁니다. 아무런 증거 없이 진술만으로

기소까지 가기는 불가능에 가깝다는 걸 말입니다. 심지어 무고로 고소하겠다는 위협에 시달리기도 하죠.

오늘은 CCTV나 녹음 같은 결정적인 증거가 없었던 강제추행 피해 사건에서, 정황증거를 모아 제출하여 혐의를 입증하고, 가벼운 구약식 처분이 아니라 구공판 기소로 가해자를 법정에 보낸 사례를 소개합니다.

1. 사건 개요

오늘 소개할 사건의 의뢰인 분은 20대 여성 분이십니다.

직장 동료들과 회식하던 도중 거래처 사람들과 합석하게 되었고,

나이가 20살 이상 차이 나는 중년 남성에게 성추행 피해를 입으셨습니다.

술자리에서 다른 사람들이 술에 취한 사이에 피해자의 머리를 쓰다듬고, 손등을 만지고, 허리에 손을 얹는 등의 행동을 계속 하다가, 우연히 단둘이 있게 되자 더 심한 강제추행까지 시도한 사건이었는데요.

가해자는 모든 걸 부인하고 있었으며, 술자리에 있었던 사람들은 가해자가 문제되는 행동을 할 때는 거기에 없었거나/ 술에 취해 기억을 못하거나/ 진술을 꺼리거나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의뢰인 분은 과연 가해자를 효과적으로 처벌하는 게 가능할까 고민하면서 사무실을 찾아오셨습니다.

2. 서아람 변호사의 조력

(1) 신속한 증거 수집

고소를 해본 분은 아시겠지만, 고소장을 제출한다고 해서 바로 경찰에서 출동해서 현장 CCTV를 확보해주는 게 아닙니다. 고소장 제출-> 담당수사관 배정-> 고소인 소환-> 고소인 진술 이후에야 비로소 CCTV 확보가 이루어지는데요.

(2) ‘기습추행’의 법리 주장

이렇게나 힘들게 증거들을 모으고 제출해서 갔는데.. 정작 고소인 진술 당일, 담당 수사관은 ‘이 사건은 불송치될지도 모르겠다’는 의견을 피력하는 겁니다.

“그냥 어깨 살짝 터치, 머리 조금 쓰다듬고, 그 정도 아닌가요? 같이 술자리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게 강제추행의 고의가 있다고 봐야 할지 모르겠는데요.”

“피의자에게 만지지 말라고 미리 말한 적이 있었나요?”

“피의자가 저런 행동을 하고 나서 곧바로 뿌리치거나, 일어나거나, 경찰에 신고했나요? 그때는 그러지 않고 왜 지금 와서 고소를 했나요?”

요즘에도 이런 질문들이 나오나 싶으시겠지만, 실제로 저런 식의 추궁을 당하는 성범죄 피해자들이 무척 많습니다.

아무리 같이 술을 마시고 있는 자리라도, ‘만지지 말라’는 말을 미리 하지 않았어도(사실 추행을 하기 전에 미리 이런 말을 하는 것도 웃기고 이상하죠?), 상대방의 동의 없이 갑자기 신체 접촉을 하면, 그리고 그 접촉한 부위가 성적 수치심을 일으킬 수 있는 부위라면 강제추행이 되는데요. 여기서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부위를 판례에서는 넓게 판단합니다. 가령, 가슴, 성기뿐만 아니라 허리, 허벅지, 어깨, 등, 손등, 팔목, 귀, 뺨 등이 전부 해당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부분에 대한 법리 설명과 참고 판례도 추가로 제출하였습니다.

고소대리 변호사가 고소장만 써준다고 생각하신 분들, 이 포스팅을 보시면 고소대리 변호사가 얼마나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는지 감이 오실까요?

위와 같은 노력 끝에 강제추행 혐의가 인정되어 경찰에서 검찰로 사건이 송치되었고, 이제 그 다음 단계가 시작되었습니다.

(3) 구공판을 위한 엄벌 탄원

보통 성범죄 사건이 검찰로 송치되면 그전까지는 혐의를 부인하던 피의자들도 합의를 하려고 노력하기 시작합니다. 특히 강간 사건의 경우 합의하려는 필요성이 매우 절실해지는데요.

검사로서의 또 변호사로서의 제 경험상 강제추행은 조금 상황이 다릅니다.

성인 피해자에 대한 강제추행의 경우 정말 특이한 경우가 아니고서는 실형이 안 나온다는 게 일종의 상식처럼 퍼져 있어서, 합의하려는 동기가 그렇게 강하지 않습니다.

특히 사건이 구공판, 즉 법정까지 가보지도 못하고 검찰의 벌금형 구약식 처분으로 끝나버릴 경우가 많아서 더욱 그런데요.

그러다보니 이 사건 피의자도 합의에 별로 적극적이지 않았습니다. 그냥 이대로 있어도 검찰에서 벌금형 구약식 처분을 내릴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피해자 분은 이 사건이 반드시 법정까지 가길 원하셨는데요. 그래서 검찰로 송치되자마자 그 다음 단게에 대한 설명을 드리는 동시에, 검사실에 엄벌 및 구공판을 위한 적극 탄원을 하시도록 도와드렸습니다. 탄원서 내용에 대한 가이드뿐만 아니라, 아예 탄원서 샘플도 만들어서 이런 식으로 쓰시면 된다고 알려드린 것입니다.

3. 사건 결과

사건이 구공판 처분되었습니다~~~!!!

이 사건의 고소대리 약정은 수사 단계까지이니, 수사 단계에서 이룰 수 있는 최대한의 목표를 달성한 것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부디 재판 과정에서도 좋은 결과가 나와, 의뢰인 분께서 정신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충분히 회복되시기만을 기원하겠습니다.

그럼, 다음에도 또 좋은 내용의 성공사례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