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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나 피고인 입장에 있게 되신 분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실형 선고’ 여부일 것입니다.

사실 집행유예 판결의 경우,

집행유예 기간 동안 다른 범죄를 저지르지 않도록

조심 조심 또 조심하면서

모범적으로 살기만 하면 무사히 지나가기 때문에,

그로 인해 신분상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는

공무원이라든가 하는 특정 직역의 종사자나

해외 영주권 취득을 할 계획이 있다든가 하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면,

어떻게 보면 갱생의 기회를 얻은 것이라고도 하겠습니다.

그렇기에 집행유예 판결을 원했다가

실형 선고 판결이 나오게 되면 그 충격이 엄청난데요.

그래서 1심에서 실형 선고를 받은 피고인 분들이,

2심에서 집행유예로 나올 수 있게 도와달라고

1심 선고 후 항소심을 위해 찾아오시는 일이 많습니다.

오늘은 그 중 한 사건을 이야기해보겠습니다.

1. 사건 개요

오늘 소개할 사건의 의뢰인 분도 1심에서 실형 선고 판결을 받으셨는데요.

사건의 죄명은 성범죄로 분류되는 죄명이지만, 강간이나 아청법위반, 강제추행 같은 종류는 아니었습니다. (특히 민감할 수 있는 종류의 사건인 만큼 자세한 죄명이나 사건 내용은 밝히지 않고 넘어가겠습니다)

공소장에 적혀 있는 범죄사실은 중대한 내용인 것은 맞았지만, 실상 사건의 배경과 자세한 경위를 들여다보면, 피고인에게도 상당히 연민이 생길 수 밖에 없는 그런 조금 특이한 사건이었는데요.

피고인은 1심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하고 합의를 위해 노력했지만 피해자의 거부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일정 금액을 공탁했지만 별 효과가 없었는지 실형이 선고되었습니다.

이 사건이 기소되기 전 저와 전화 상담을 몇 차례 하신 적이 있으셨던 의뢰인 분은, 사실 저와 함께 사건을 진행하고 싶으셨으나, 수임비용이 부담되기도 하고 또 사는 지역이 달라 해당 지역의 변호사님과 함께 1심을 진행하셨다고 합니다. 그러나 예상 밖의 실형 선고 판결이 나오자, 2심을 도와달라고 의뢰하셨습니다.

2. 서아람 변호사의 조력

공소사실을 전부 인정하면서 양형을 다투는 사건, 그중에서도 특히 아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사건의 양형변론을 할 때는, 변호인 입장에서도 극도로 신중을 기하게 됩니다. 피고인의 억울하고 딱한 사정을 설명하는 것이, 재판부나 피해자 입장에서는 책임을 면하려는 뻔뻔스러운 말로 왜곡되어 들릴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단어 하나, 문장 하나하나를 놓고 고심하게 되고, A라고 표현하고 싶었던 부분이 혹시 B로 읽히진 않을지, 로펌 내에서도 계속 교차하여 체크하게 됩니다. 이 사건에서도 가장 공들였던 부분이 항소이유서와 그 이후 제출한 반성문, 탄원서 등의 내용이었습니다.

사실 1심 실형을 받고 2심을 앞두고 찾아오시는 의뢰인 분들게 제가 항상 하는 말이 있습니다. “경제적 여유가 있으면 당연히 변호인도 선임하고 합의도 하는 게 제일 좋다. 하지만 경제적으로 여유가 부족하다면, 변호인 선임보다 합의가 우선이다.”라고요. 양형 요소 중 피해자의 용서, 즉 합의보다 중요한 건 없습니다. 하지만 이 사건처럼 피고인과 피해자가 감정적으로 갈등이 있어 합의가 도저히 불가능할 때, 변호사는 할 수 있는 모든 양형 변론과 양형 요소를 총동원하게 됩니다. 공탁의 경우에도, 그 효과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안 하는 것보다는 하는 것이 확률적으로 당연히 낫습니다. 그래서 이 사건에서도 공탁을 진행했습니다. 그 외 각종 양형 자료도 수시로 제출하였습니다.

이 사건의 2심에서는 저보다 더 큰 공신이 있었는데요. 바로 1심을 진행했던 변호사님이셨습니다. 사건을 가장 잘 알고 계시면서 의뢰인과도 깊은 신뢰관계를 구축해오신 1심 변호사님께서 2심에서 저와 공동변호를 맡아주셨고, 직접 기일에 출석해주시고, 재판부나 피해자 변호인과의 소통도 해주시고, 의뢰인이 정신적으로 힘들어할 때마다 의지가 되어 주시고, 어려운 문제가 생길 때마다 저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주신 공동 변호인이 계셔서 저도 얼마나 든든했는지 모릅니다.

간혹 “저에게 이미 변호사님이 계신데, 다른 변호사님을 추가로 선임하면 기존 변호사님이 기분 나빠하시지 않을까요?” 하고 망설이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소송, 재판은 전쟁입니다. 아군이 하나 더 생기는 건 변호인 입장에서도 환영할 일입니다. 공동 변호인 간에 사건의 진행 전략에 대한 의견이 일치하고 소통만 원활하다면, 서로 다른 특장점을 가진 변호사들을 선임해 도움받는 것(가령 수사 과정에서 경찰 출신 변호사를 선임하고, 공판 과정에서 검찰 출신 변호사를 추가로 선임하는 등)은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3. 사건 결과

그리고 운명의 선고날..

아니 왜 제가 더 떨리는 거죠.. 선고를 기다리는 마음은 늘 두근두근..

검사일 때는 선고를 받는 게 하나도 떨리지 않았는데,

변호사가 되고 나서는 선고 받을 때마다 심장이 남아나질 않습니다..

아마 의뢰인 한 분 한 분과 오랜 시간을 함께 했기 때문이겠지요?

의뢰인 분이 좋은 결과를 얻게 되어, 이 사건을 마무리하면서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릅니다.

앞으로는 절대 형사사건에 연루되는 일 없으시길 바라겠습니다. 또 많이 고생해주신 공동 변호인 분께도 깊은 감사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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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다음에도 또 좋은 내용의 성공사례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