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아람 변호사입니다. 

‘계약관계’, ‘거래관계’는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매우 불안정한 관계입니다.

초창기에는 서로 호의를 갖고 신뢰하면서,

심지어 계약서나 협약서 없이

구두 계약만으로 거래를 진행하기도 하다가,

어느 순간 감정이 안 좋아지고 틀어지면,

민사 소 제기는 물론이고,

형사로 사기 고소가 들어가는 경우가

매우 흔합니다.

실제로 계약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된다면,

그때부터는 실제적으로

입증책임이 전환되어

피의자 쪽에서 사기가 아니라는 것을

소명해야 하는 상황이 될 수 있는데요.

오늘은 거래처로부터

사기 형사 고소를 당했지만,

피고소 초기 단계부터

저와 함께 사건을 진행해서

불송치 결정을 받아내는 데 성공한

의뢰인의 사례를 소개하겠습니다.

1. 사건 개요

※ 블로그에 기재된 사례들은 모두 의뢰인 보호를 위하여 세심하게 각색됩니다.

의뢰인 D님은 40대 남성분으로, 수십 명의 직원이 소속된 유통업체를 운영하고 계신 대표님이셨습니다. 해당 업체는 언론에도 자주 보도될 정도로 유명한 곳이고, 매출액도 상당히 높은데, 회사 자산의 대부분이 사업 진행에 투입되어 있다보니 현금 운용에 있어서는 의외로 부자유스러운 부분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거래처로부터 계약 불이행으로 지속적인 컴플레인과 환불 요구가 들어오게 되었고, 이에 대한 즉각적인 대처가 이루어지지 못하자, 각종 진정과 함께 급기야 사기죄로 형사 고소를 당하게 되었습니다. 회사 및 브랜드 이미지에 훼손을 줄 수도 있는 상황이었기에, 상황의 신속한 종결을 위하여 의뢰인 D님은 저희의 변론을 받기로 결정하셨습니다.

2. 서아람 변호사의 조력

사기죄에 있어서 일반적으로 많이 혼동하시는 것은 바로 이것인데요.

‘대금을 지불하지 않았다’/ ‘계약 내용을 이행하지 못했다’ -> ‘사기죄 성립’

이런 공식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대금 미지급이나 계약 미이행은 그 자체로는 일단 민사 사안일 뿐입니다.

그러면 민사 사건이 형사 사건으로 발전하려면 어떤 조건들이 필요할까요? 우선 거래 상대방이 ‘계약 당시에’ (계약 이후가 아니라는 점이 매우 중요합니다) 계약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에 대하여 의도적으로 나에게 거짓말을 해서 속이는 ‘기망행위’가 있었어야 하고, 그렇게 기망행위를 해서 날 속이려는 편취 범의/ 편취 의사가 있었어야 합니다. 말이 좀 어렵죠? 우리가 보통 편취 범의가 있었는지 아닌지를 판단할 때는, 1) 계약 내용을 이행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는가 2) 계약 내용을 이행할 의지가 있었는가 이 두 가지를 두고 판단합니다.

가령, 집을 지을 기술도 면허도 능력도 없는 사람이 집을 직접 지어주겠ㄷ고 말하고 건축대금을 받으면 이건 편취 범의가 있다고 볼 수 있겠죠. 또한, 집을 지을 기술은 있지만 처음부터 집을 지어줄 생각 없이 돈만 받으면 그걸 가지고 도망갈 생각으로 건축대금을 받았다면 이 또한 편취 범의가 인정됩니다. 따라서, 변호하는 입장에서는 우리 의뢰인에게 이러한 정황이 전혀 없었다는 점을 명확히 입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의견서 및 증거제출, 그리고 피의자신문과정에서의 동석을 통해 우리 의뢰인에게는 계약을 이행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이 있었고, 실제로 계약을 이행하기 위하여 끝까지 노력하였으며, 그 과정에서 고소인에게 거짓말을 한 적이 없다는 점을 조목조목 짚어가며 변론하였습니다.

가끔 어떤 수사관은 변호사가 어떤 변론을 하든, 어떤 의견서를 내든 자세히 읽어보거나 들어주지 않고, 그저 “그러니까 약속한 대로 이행이 안 됐다는 것 아닙니까” 하고 결과적인 것만 보면서 무조건 송치하겠다고 고집을 부리는 경우도 있는데요. 다행히 이번 사건의 수사관님은 기본적인 법리를 꼼꼼히 따지시는 분이셨습니다. 그래서 수사관님의 결정 과정에 도움을 드리기 위해, 이 사건과 비슷한 구조를 가진 사기 사건 무죄 판례도 여러 개 제출하였습니다.

위 판례들은 모두 거래 관계에서의 기망행위나 편취 범의가 쟁점이 되었던 사안들입니다. 판례의 경우, 변호인이 아닌 사건 당사자 분들이 인터넷 검색을 통해 제출하시기도 하지만, 그렇게 하면 수사기관에서 제대로 봐주지 않을 뿐만 아니라, 진짜 필요한 게 아닌 엉뚱한 판례를 제출하게 되는 게 대부분이기 때문에 추천하지 않습니다. 변호인 없이 사건을 진행하신다면 차라리 본인의 언어로, 일반인의 상식에 따라 변론을 하시는 게 낫고, 판례를 제출하고 싶다면 그때는 변호인에게 부탁하시는 게 정석입니다.

3. 사건 결과

불송치 결정이 이루어졌습니다!

의뢰인 분도, 저 개인적으로도 매우 만족스러운 깔끔한 결과였습니다.

사기 사건은 정말 흔하지만 의외로 그 법리 자체는 까다롭고 어려운 부분이 많아서, 수사관 입장에서도 어떤 포인트를 짚어야 하는지 혼동이 생기거나 오류를 저지르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사기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편취 범의’는 결국 내심의 의사에 관한 것이어서 피의자신문을 한 번 잘못 받아버리면 자백하는 것처럼 되어버릴 위험성도 있고요.

따라서 사기로 고소당하신 경우, 그 어느 사건보다 신속하게 변호사의 상담을 거치시고 향후 대응 방향을 정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럼, 다음에도 또 좋은 내용의 성공사례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