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이스피싱조직의 전화번호 변작 중계기 아르바트를 한 사건에서 재정신청결정을 받아낸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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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24-02-19본문
안녕하세요, 서아람 변호사입니다.
경제가 불황기에 접어들면서
서민을 대상으로 한 사기 범죄,
특히 보이스피싱 범죄는
오히려 더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보이스피싱 조직의
콜센터 직원, 인출책, 송금책만큼
악용되거나 알려지지 않았던
전화번호 변작, 중계기 관리원 또한
전보다 훨씬 숫자가 늘어났고,
검거되어 중형을 받는 사례도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고액 부업’이라는 광고를 통해
딱 나흘 동안 휴대폰들을 관리하며
중계기 관리책 역할을 했던 피고인에게
무려 징역 5년의 실형이라는,
현금 인출책이나 송금책의 평균 형량보다
더 무거운 선고가 내려져
상당한 충격을 주기도 했습니다.
오늘은 위 판결문의 사실관계와 상당히 유사하지만,
자신이 무슨 아르바이트를 하는지 잘 모르는 상태에서
결과적으로 중계기 관리책 역할을 해왔던
의뢰인 분의 사건을 사건 초기부터 맡아
일부 미입건 및 일부 기소유예 처분을 받아낸
대성공 사례를 소개하겠습니다.
1. 사건 개요
※ 블로그에 기재된 사례들은 모두 의뢰인 보호를 위하여 세심하게 각색됩니다.
의뢰인은 30대 초반의 미혼 여성으로, 장기간 근무하던 직장을 그만두고 잠시 쉬고 있던 기간 임시로 할 재택 아르바이트를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거의 전국민이 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알바*’ 플랫폼에 이력서를 올려두고 하루만에 재택 아르바이트 자리를 주겠다면서 연락이 왔고, ‘스마트폰 데이터’를 관리한다는 어느 업체의 일을 돕게 되었습니다. 바로 그들이 보내주는 스마트폰 수십 대에 유심을 끼워 프로그램을 깔고, 일정 시간 전원을 껐다 켜면서 보관하는 일이었습니다. 자신에게 일을 지시하는 ‘팀장’이 갓난아기 사진을 보여주면서 아들의 백일 사진이라고 자랑하고, 일을 잘하면 사무직으로 전환해 줄 수 있다고 하는 말에, 의뢰인은 아무 의심도 하지 못하고 몇 달간 아르바이트를 이어 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경찰이 영장을 가지고 불시에 들이닥쳤고, 의뢰인은 물론이고 함께 살고 있던 부모님까지도 엄청난 충격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의뢰인이 관리한 휴대폰들로 인하여 다수의 보이스피싱 사기 피해자가 발생했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입니다.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의뢰인과 그 가족은, 수사 과정에서 구속당하거나 나중에 실형을 선고받는 일을 막기 위해 급하게 저를 찾아오셨고, 저는 곧바로 사건을 맡게 되었습니다.
2. 서아람 변호사의 조력
이 사건은 정말 길고 복잡한 단계를 거쳐 수사가 진행되었습니다. 그래서 각 단계별로 의뢰인과 제가 목표하는 바도 달랐습니다. 당연히 최우선 목표는 의뢰인의 신병을 보호하는 것이었습니다. 즉, 수사 과정에서 구속되는 일이 절대 없도록 하고, 기소되어 공판으로 가게 될 경우 실형 및 법정구속이 선고되는 것을 막아야 했습니다. 보다 세부적으로는, 경찰 단계에서는 검찰로 송치할 때 전기통신법위반이 아닌 다른 죄명들이 추가로 들어가는 것을 막는 게 무엇보다 중요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보이스피싱 조직의 정범(관리자급)들이 이미 수사망에 오른 상태였기 때문에, 만일 사기 공범이나 방조범으로 엮이면 최악의 경우에는 범단, 즉 범죄단체로 의율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이렇게 되면 아주 높은 확률로 구속당하거나 실형을 선고받게 됩니다).
안타깝게도, 사건 담당 수사관은 피의자신문을 진행한 후 사기방조죄나 사기죄를 추가하겠다고 사실상 마음을 정해놓은 상태였습니다. 그 심증을 뒤집기 위해서는 단순히 진술을 잘 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경찰 조사를 앞두고 의뢰인의 ‘고의없음’을 보여줄 수 있는 정황 증거들을 저와 의뢰인이 함께 수집하였고, 조사를 앞두고 미리 담당 수사관에게 자료를 제출해 의뢰인에 대한 편견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게 노력하였습니다
이제 경찰 피의자신문을 받으러 가는 단계인데요. 보이스피싱 아르바이트 사건에서는, 피의자가 범죄에 연루되었다는 것을 ‘알았거나’, ‘의심했다’는 것을 명확히 입증할 만한 증거가 없기 때문에, 경찰 단계에서부터 매우 강한 압막 신문이 들어오게 됩니다(제가 검사로 일할 때 가장 많이 했고, 또 가장 잘했던 것이 이런 종류의 신문이었습니다^^;;).
대부분의 보이스피싱 아르바이트 관련 사건 피의자들이 초범이고 평범한 사람들이다 보니, “지능팀”이나 “강력팀” 사무실에서 무서운 형사들로부터 추궁을 당하다 보면 울거나, 공황발작을 일으키거나, 심한 경우 탈진하거나 기절하기도 합니다. 그보다 더 치악은, 멘탈이 완전히 붕괴되어 무조건 잘못했다고 자백해버리거나 형사의 유도신문에 넘어가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들을 해버리는 것입니다.
그래서 조사 당일 동행하여 조력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철저한 사전 준비를 통해 압박이 들어오더라도 무너지지 않도록 논리와 멘탈을 다져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무려 6번에 걸친 협의 끝에 의뢰인의 진술 내용을 정리하는 자료를 만들고, 이를 예상 질문 답변 형태로 바꾸어 연습하고, 사전 시뮬레이션까지 하였습니다. 이렇게 철저히 준비했음에도 불구하고 3회에 걸쳐 반복된 강도 높은 피의자신문(각 신문당 조사시간 5시간 이상)에 의뢰인은 여러 번 무너질 뻔했습니다. 다행히 매 조사마다 제가 함께 있었기에 의뢰인의 입에서 불리한 진술이 나오거나, 진술을 왜곡하여 불리하게 조서에 적히는 것을 원천봉쇄할 수 있었습니다.
경찰 피의자신문이 마무리된 후에는 피의자신문과정에서 수사관이 집중 추궁했던 부분들, 즉 피의자에게 불리한 정황 증거들을 위주로 재정리한 의견서를 제출하였습니다. 의견서의 목적은 피의자에게 사기나 사기방조, 전기통신사업법위반의 고의가 없었음을 명확히 하는 것이었습니다. 다만, 영장까지 발부되었던 사건이니만큼 현실적으로 불송치가 나오긴 어려울 것이고, 추가 입건 없이 전기통신사업법위반을만 송치되는 것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이 사건의 추가 입건은 담당 수사관 스스로도 “고민하고 있다. 팀 회의를 해 봐야 할 것 같다”고 할 정도로 예측 불가능했지만, 계속해서 추가 자료와 의견서를 낸 보람이 있는지 결국 추가 입건 없이 전기통신사업법위반으로만 송치되었습니다. 전기통신사업법위반으로만 송치될 경우, 일단은 구속이나 실형의 우려가 확 줄어들었다고 볼 수 있어 매우 다행이었습니다.
이제 사건은 검찰로 송치되었습니다. 인사 이동으로 담당 검사도 여러 번 바뀌었는데요. 그러면서 사건이 원점으로 돌아가 버렸습니다. 검사실에서 ‘사기/사기방조의 고의’ 부분을 다시 문제삼고 나온 것입니다. 결국 검찰 피의자신문이 추가적으로 이루어졌고, 이에 대해서도 경찰 조사 때처럼 의뢰인과 함께 철저히 마음의 준비를 하였습니다. 여러 번의 고비가 찾아왔지만, 유도신문에 넘어가지 않고 의심받는 부분들에 대해 최대한 성의 있게 소명하려고 노력하였습니다.
이제 검찰 조사도 끝났으니, 수사 단계에서 변호사의 역할도 끝난 걸까요? 어떤 사건은 그럴 수도 있겠지만, 이 사건은 아니었습니다. 수사기관에서 제시한 정황증거들을 전부 반박해놓았기에 기소가 쉽지 않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법원이 영장을 발부해줬던 사건에 대해 무혐의를 쓰기도 어렵습니다. 저도 한때는 수사하는 입장이었기에 잘 알고 있는 부분이지요. 그래서 수사기관도 피의자도 서로 수긍할 수 있도록, 기소유예 처분을 위하 양형 주장도 반드시 해야 합니다. 양형 자료도 풍부하게 제출하는 게 중요합니다.
3. 사건 결과
죄명 추가 없이 전기통신사업법위반으로만 기소유예 처분이 나왔습니다!
오늘은 감사 문자가 없는데, 의뢰인이 결과를 받으시자마자 곧바로 전화를 주셔서 직접 감사 인사를 해주셨습니다. 너무 우셔서 저도 감동이었습니다 ㅠㅠㅠㅠㅠ 그동안 정말 마음 고생 많으셨고, 이제 부디 좋은 일만 생기시길 기원하겠습니다.
보이스피싱 사건은 사건 자체가 매우 특이하고 대응 방식도 다른 유형의 범죄와는 다른 만큼, 반드시 관련 경력이 있는 변호사를 찾으셔야 합니다.
그럼, 다음에도 또 좋은 내용의 성공사례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